전화번호를 바꾼 뒤 매일 낯선 사람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은 한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메시지를 보낸 이는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낸 어머니였다. 청년은 메시지를 받은 것을 계기로 이 가족과 인연이 됐다고 밝혀 온라인상에 감동을 주고 있다.
29일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최근 스레드에 올라온 A씨 사연과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공유됐다.
A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 전에 카톡이 매번 울렸는데 아무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 아들을 먼저 보내신 어머님 카톡이었다”며 “계속 지켜만 보기에도 불편한 상황이고 마음 한켠으로 힘드셨을거라 생각해서 조심스레 답변을 드렸다”고 했다.
인천에 거주중이라는 A씨는 다음날 경기 부천에서 B씨 부부를 만났다며 후기를 남겼다. 수도권에 눈폭탄이 쏟아졌던 27일이었다.
그는 “눈이 많이 와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만나 뵙고 왔다”며 “어머님이 아버님과 같이 오셔서 만나자마자 안아주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전화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일치해서 매번 저한테 카톡을 보내셨던 것 같다”며 “아드님은 두달 전 사고로 돌아가셨다더라”고 했다.
B씨 부부와 함께 납골당에 다녀온 뒤 함께 식사를 했다는 A씨는 “두분이 아들이랑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며 많이 웃고 우시더라”며 “먼길 와줘서 고맙다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5분간 서로 부둥켜 안고 운 것 같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 아버님이 생겼다”고 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후기도 함께 전했다. B씨는 “시간이 지나 어느 덧 겨울이다.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며 “(아들이) 한창 멋을 내고 이제야 세상을 알아갈 단계에서 안타깝게 먼저 천국을 구경하게 돼 엄마의 심정이 많이 힘들고 지친다”고 했다.
이어 “A씨가 많이 격려해주고 도움을 줬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를 응원해주고 걱정해주며 따뜻한 말을 해주셔서 놀랐다. 올 겨울이 더 따뜻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