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7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주원이 12회초 2사 1.3루서 교체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만 협상을 끝냈는데…
KBO 연봉중재신청이 4년 연속 열리지 않는다. KBO는 9일 “야구규약 제75조[중재신청] 2항에 따라 10일 18시에 연봉 중재신청이 마감됐다. 신청 구단 및 선수는 없었음을 알려 드린다”라고 했다. 2021년 주권(KT 위즈) 이후 2022~2025년까지 4년 연속 미개최다.
2024년 5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두산의 경기. KT 주권이 8회말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1년 주권은 KBO에 연봉중재신청을 한 마지막 선수였다. 당시 KT 위즈는 2억2000만원을 제시한 반면, 주권은 2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KBO 연봉중재위원회는 주권과 KT 구단의 주장, 근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주권의 손을 들어줬다.
이례적이었다. KBO 43년 역사상 연봉중재위원회가 자주 열린 건 아니었다. 단 21차례였다. 연봉중재신청 마감시간에 맞춰 신청한 선수들은 더 많았다. 그러나 막상 중재위원회 개최 이전에 합의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2002년 LG 트윈스 류지현과 2021년 주권 외에 선수가 구단을 이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무래도 선수의 논리가 방대하고 세밀한 데이터로 중무장한 구단에 비해 빈약했다. 구단들은 선수계약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파트를 전문적으로 둔다. 선수들이 이기기 어려웠다. 올 시즌의 경우, 현 시점에서 연봉협상을 마친 구단이 두산, SSG, 키움까지 3개 구단에 불과하다. 작년에 마감한 구단은 두산 밖에 없었다.
나머지 7개 구단은 여전히 연봉협상 중이다. 그러나 7개 구단 선수들은 굳이 KBO의 힘을 빌리지 않기로 했다. 연봉중재위원회까지 가도 이길 확률이 거의 없고, 결정적으로 요즘 선수들은 연봉협상도 에이전트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어차피 전문가와 전문가가 만나 협상하는데, 굳이 KBO의 힘을 빌릴 이유가 없다.
과거엔 선수가 직접 구단과 연봉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요즘 선수들은 오프시즌에 개인훈련을 한다. 대부분 선수가 연봉협상을 에이전트에게 철저히 맡긴다. 에이전트도 전문가다. 구단과 전문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굳이 KBO의 힘을 빌릴 이유가 없다.
또한, 에이전트와 구단이 합의하면 얼마든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반면 KBO 연봉중재위원회까지 가면 합의점 없이 승패가 명확히 갈린다. 정확히 말하면 패배 확률이 높다. 때문에 선수로선 굳이 KBO의 힘을 빌릴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최근 4년 연속 연봉중재신청 미신청은 이런 트렌드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2024년 6월 4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주권이 5회초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래도 2021년 주권 사례가 언젠가 다시 나온다면 선수가 구단을 또 다시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4년 전 주권도 에이전트가 전문적으로 KBO를 설득해 KT와의 논리 싸움서 이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