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후보자 정책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함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오주영, 유승민, 강신욱, 이기흥, 김용주, 강태선 후보. 대한체육회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예정된 14일 그대로 열린다. 선거 과정이 불합리하다며 일부 선거인단과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김정민 부장판사)는 13일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대의원과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가 각각 체육회를 상대로 신청한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 회장은 투표시간이 150분으로 결정돼 전체적인 표심을 반영하기 힘들다며 선거 취소를 주장했다. 강 교수는 선거인단을 결정하는 과정상 몇가지 의혹과 문제점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선거를 취소할 만큼 결정적인 하자로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운영한다. 선관위 위탁은 대한체육회장 선거 관리 규정에 명기된 의무 사항이다. 또 선거 관리 규정에는 ‘투표시간은 위원회와 선관위가 협의하여 정한다’고 돼 있다. 투표시간이 150분으로 아주 길지는 않지만 규정에 따라 결정됐기 때문에 법원은 이를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선거인 구성 및 요건, 선거인수 배정, 체육회 선거관리 전산시스템 등을 활용한 예비 선거인단 무작위 추첨, 예비선거인단 중 전산시스템 무작위 추첨을 통한 선거인명부 작성 등도 규정에 정합하게 진행됐다고 법원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즉, 선관위와 대한체육회가 구성한 선거운영위원회가 선거를 함께 준비하면서 한 업무가 규정에 맞게 진행됐다는 뜻이다.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선거인단 2244명의 투표로 진행된다. 오후 1시 후보자 정견 발표를 진행한 뒤 단 150분 동안 투표를 실시한다. 중앙선관위는 선거인단 확인 데크스 10개, 기표부스 14개를 마련한다. 2244명이 선거 시간에 얼추 맞춰 모인다면 2시간30분 동안 투표를 마칠 수 있는 규모다. 투표율이 예상대로 60% 안팎을 기록한다면 투표를 시간 안에 소화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이번 선거에는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70)과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총장(64),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43),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76),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40), 강신욱 교수(69·이상 기호순)가 출마했다. 유효투표 중 다수 득표를 한 사람이 당선인으로 결정된다. 다수 득표수가 동수인 경우에는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간주한다. 체육회는 이날 가처분 결과가 나온 직후 “투표와 개표는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 참관인들의 입회하에 공정하게 운영될 예정”이라며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