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포르투갈 리그를 평정했던 감독도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살릴 수 없었다.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이 지금의 맨유가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모림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 맞대결서 1-3으로 졌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브라이턴은 8승10무4패, 승점 34로 9위에 올랐다. 반면, 맨유는 7승5무10패, 승점 26으로 13위가 됐다. 맨유는 최근 브랄이턴과의 7경기에서 무려 6패를 당하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는 경기 초반부터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감비아 출신 20세 공격수 얀쿠바 민테가 경기 시작 5분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열었다.
일본 국가대표 윙어 미토마 가오루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미토마는 동료의 긴 패스를 받기 위해 맨유 수비수들 사이로 파고들었고, 공을 잡은 뒤 페널티지역까지 공을 몰고 올라가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민테에게 공을 넘겼다. 민테의 마무리는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지만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전반 20분 스트라이커 조슈아 지르크지가 박스 안에서 상대에게 파울을 당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23분 키커로 나선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러나 후반 15분 미토마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야신 아야리의 패스를 받은 민테는 반대편에서 골문 방향으로 뛰어 들어가는 미토마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미토마가 어려운 자세에서도 이 공을 발끝으로 건드려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31분에는 교체 투입된 브라이턴의 조르지니오 루터가 득점에 성공하며 쐐기를 박았다. 맨유는 홈에서 3골을 헌납한 끝에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리그 13위로 떨어진 맨유는 강등권과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 아모림 감독이 진지하게 걱정했던 강등권과의 승점 차는 불과 10점이다. 실제로 강등권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최근 흐름이 이어진다면 근래 볼 수 없었던 최악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번 시즌 홈에서만 6번을 진 맨유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31년 전인 1893-1894시즌 이후 초반 12번의 홈 경기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22라운드 기준 이번 시즌보다 승점이 적었던 건 맨유 역사상 13시즌밖에 없었다. 가장 마지막은 1986-1987시즌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38년 전이다.
아모림 감독의 한숨이 늘어만가는 이유다. 영국 데일리메일,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모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마도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일 것"이라고 자조하면서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경기하는 동안 우리는 2승에 그쳤다. 그걸 알고 있다. 우리는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일지도 모른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이 헤드라인을 원한다는 걸 알지만 난 우리가 최악이라는 걸 인정하고 바꿔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여기 여러분의 헤드라인이 있다"면서 "맨유 팬들에게 이게 무슨 뜻인지 상상해보라. 내게 이게 무슨 뜻일지도 상상해보라. 우리는 전 감독(에릭 텐 하흐)보다 더 많은 걸 잃는 새로운 감독을 맞이했고, 나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텐 하흐 전 감독보다 자신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걸 자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스타일을 바꾸지는 않을 거라고 밝혔다.
아모림 감독은 "난 어떻게든 지금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난 우리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이 순간을 살아남아야 한다. 난 순진하지 않다. 지금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며 "설명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이 순간을 인정해야 하고 문제를 피해가서는 안 된다. 이 팀의 모든 사람이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상황이 어떻든 우리 성적이 좋지 않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맨유 부임 후 치른 15경기에서 7번째 패배를 당한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많은 경기에서 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 "다른 방법은 없다. 정말 힘든 순간이지만 우린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림은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된 후 지난해 11월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전 직장이었던 스포르팅에서는 리그 우승 2회 등 좋은 성적을 거뒀고, 유럽 10대 리그에서 가장 높은 77%의 승률을 기록해 맨유에 부임했을 때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첫 7경기에서는 4승1무2패로 반등의 실마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3연패를 기록하며 다시 주춤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