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의 시간 다가오나...정몽규 회장, 자신에 반기 든 박문성-박주호에 '해코지' 의혹

네동현 0 3 00:59
24일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정 회장이 소통을 강조하는데 보복이 이뤄지고 있다" 축구판 관계자가 정몽규 회장의 '보복' 의혹을 제기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회의에서 "축구계 (문제)현안을 알린 이들이 해코지를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정몽규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한 뒤 박문성 해설위원이 K리그 해설에서 하차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 위원은 올해부터 '스카이스포츠' 채널의 K리그 해설에서 빠졌다. 박 위원은 지난 2020년부터 K리그 중계를 맡은 원년 멤버였는데 이번에는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나섰던 박문성 해설위원은 정몽규 회장을 향해 날카로운 질타를 던져 화제에 올랐다.

당시 박 위원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게 맞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게 더욱 문제인데 그만큼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바로 앞과 옆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앉아있었다.

국회에 출석해 대화를 나누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그는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선임됐을때 제가 아는 지도자가 '이제는 지도자를 그만 둘 생각이다. 이름없는 지도자는 10년, 15년을 계속 굴러도 프로팀 감독, 코치 한번을 하기 어렵다. 그런데 누군가는 특혜를 받으며 국가대표 감독을 준다? 나는 지도자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제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건 '왜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눈치를 보지 않지?'라는 표현이었다"며 "두 가지를 생각해봤다. 첫 번째는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저희와 살아온 궤적과 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다.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살아왔고, 어릴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살아왔다. 우리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했다"고 꼬집었다. 



국회 감사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징계 요청에도 정몽규 회장은 미동 하나 없이 4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월 26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정몽규 회장은 1차 투표에서 총 유효투표 182표 중 156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됐다. 당시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정몽규 타도'를 외치며 출마했지만 압도적으로 표 수에서 밀렸다. 

문체부 감사 결과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익금 실행 등 27개 위반 사항이 드러났지만 정몽규 회장의 당선에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이로써 지난 2013년부터 제52~54대 축구협회장을 지냈던 정 회장은 연임 성공으로 16년 동안의 장기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박문성 해설위원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이와 동시에 정 회장에 매서운 비판을 던졌던 박문성 해설위원은 실질적으로 한국 축구판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동시에 대한축구협회의 비상식적 행정을 가장 먼저 폭로한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역시 '보복'을 당하고 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이와 관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조처를 내렸지만 협회가 집행정지 소송을 걸어서 잠시 중단된 상황"이라며 "법원 판결이 머지않아 날 것이다. 그것에 따라 다음 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MHN스포츠 DB, 연합뉴스
 
권수연 기자 kwh9023@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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